SW교육 현재와 미래 <중> 북유럽 SW교육 현장을 가다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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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48회 작성일 19-07-17 11:54본문
소프트웨어(SW)교육은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북유럽도 SW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여러 국가가 다양한 형태로 SW교육을 시작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에스토니아 IT교육재단인 HITSA에서 교사들이 소프트웨어 교육 연수를 받고 있는 모습.
■ 교과 융합형-스웨덴과 핀란드
“잠깐 멈춰 멈춰!”
“아… 실패했어.”
“프로그램이 잘못됐잖아.”
“여기서 쉬었어야 했는데 덜 쉬었어.”
지난달 19일 오전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나카시 얄라 스쿨 5학년 교실. 20여 명의 학생들이 4~5명씩 모여 모둠수업이 한창이었다.
모둠마다 무당벌레 혹은 벌 모양의 작은 로봇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학생들의 수업 도구는 모두 같았지만 주제는 모두 달랐다. 한 모둠은 로봇이 장애물을 지나 안전하게 주차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한 쪽에선 두 로봇이 부딪히지 않고 다리를 건너는 법을 토론했다. 또 다른 쪽에선 분수를 크기 순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투베 볼베리 담임교사는 “이 수업은 자연 과학(natural science) 수업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용 로봇을 이용해 여러 분야 주제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올해 가을학기부터 SW교육을 필수 정규교육 과정으로 운영한다.
코딩 교육을 포함한 SW교육 필요성은 2012년부터 논의됐지만 교육과정 개정안은 2017년이 돼서야확정됐다.
스웨덴 SW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교과로 편성한 것이 아니라 수학과 공학(기술) 교과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초1~중3에 해당하는 1~9학년 교육과정에 우선 적용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의무교육을 시작하지만 상당수 학교는 지난해부터 교장 재량으로 SW교육을 이미 도입했다.
얄라스쿨 안느 엥가르트 교장은 “현재는 학년별로 주당 1, 2회 수업을 하고, 교사는 다른 학교의 동료 교사와 SW교육 교수 학습법을 공유한다”며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원리를 알고 실제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롬에 위치한 초등학교인 론브루덜 스콜라에서도 지난해부터 ‘Bit by Bit’이라는 애플리케이션과 소형 로봇을 활용해 프로그래밍을 게임 형태로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ICT인프라 관련 예산을 전체 예산 중 인건비 다음으로 많이 할애하는 등 SW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실바나 카린치 교장은 “전체 학습의 디지털화가 궁극적 목표이고 프로그래밍은 그 중 일부”라며 “논의 과정에서 논란은 있었으나 우선 전 과목에 SW교육을 적용시키고,
별도 과목으로 선정하는 것은 2020년 이후 국가 차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도 2016년부터 SW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초등학교 등 수업이 적용되는 대상을 2, 3학년씩 묶어 학년 군으로 구분해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핀란드 역시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별도 과목이 아닌 융합 교과 형태로 운영하는데, 주로 수학수업에 적용된다.
지난달 방문한 핀란드 헬싱키 인근 라띠시 아우링코 부오리 초등학교에서도 5학년 학생들이 실시간 청중 반응 시스템인 카훗(KAHOOT) 서비스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교사가 낸 문제를 풀어보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앱에 접속해 답을 적어냈다.
학교 내에서는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학생들이 필요할 때는 언제 어디서든 ICT를 활용한 학습이 가능했다.
페트리 하파넨 교장은 “코딩을 비롯한 SW교육은 별도 교과로 존재하지는 않고
수학수업을 이용해 교사가 지도하도록 돼 있다”며 “모든 교사가 SW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탈린 펠굴린나 김나지움에서 학생들이 과학 시간에 에스토니아의 늪을 소개하는 앱을 만들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나카 시에 위치한 초등학교인 얄라 스쿨에서 5학년 학생들이 자연 과학(natural science) 수업 시간에 로봇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에스토니아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 위치한 초중고 복합학교인 펠굴린나 김나지움의 컴퓨터실.
에스토니아의 습지를 주제로 한 자연과학 수업이었지만 습지나 습지생물을 소개하는 앱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짝을 이뤄 한 명이 교과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으면 다른 한 명이 웹사이트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입력했다.
SW교육 담당교사인 베르기 로렌즈 교사는 “15분 정도면 앱 하나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옆 컴퓨터실에서는 다른 반 학생들이 컴퓨터 단축키를 외우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특히 이 학교는 드론, 레고 사에서 개발한 블록, 소형 로봇 등 다양한 SW교육 장비들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핀란드나 스웨덴에 비해 교육 선진국으로서의 명성은 뒤쳐진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때만 해도 빈곤국에 속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적을 일궈내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보다 디지털 아이디(ID)가 먼저 부여되고, 전자영주권만 있으면 외국인들도 에스토니아의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수도 탈린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탈린 밸리가 조성됐다.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기업인 스카이프, 세계 최대 개인 간 국제송금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디지털 퍼스트 정책은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1996년 ‘호랑이 도약’ 프로젝트를 통해 초중고교생에게 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2012년엔 학년별 맞춤형 코딩 교육 프로그램인 ‘프로지 타이거(Proge Tiger)’를 만들어 별도 교과목으로 SW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프로지 타이거’는 기존의 정보 활용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해결을 통한 창의성 신장과 융합적 사고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등학생인 1~4학년은 게임이나 그래픽 기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문제해결과정을 프로그래밍으로 간단하게 구현하며 프로그래밍에 친숙해지는 단계다.
중학생인 5~9학년은 피지컬 컴퓨팅이 시작되는 단계이며, 고등학생인 10~12학년은 웹 프로그래밍을 통해 실제 프로그래밍 활동에 참여하고, 직업교육도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스토니아 탈린=하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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